All out of love - Air Supply 그리고 Westlife
음악 2008. 11. 8. 23:1380년대, 호주 출신의 그룹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음악은 안방 한켠에 자리잡은 낡은 라디오에서 종종 접할 수 있었는데, 당시의 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가사임에도 이들 특유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러셀 히치콕(Russell Hitchcock)의 미성에 감성을 풍부하게 자극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들의 음악은 그룹명이 말해주듯 산소처럼 맑은 보컬과 분명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당시 국내 팝 팬들의 기호와도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들은 당시의 다른 유명 팝스타들과는 달리 인기가 한창이던 82년 첫 내한공연을 가졌는데 때문인지 특히 우리나라의 386세대에게는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으며 이후 1992년과 2001년의 국내 무대를 거치면서 현재까지도 이들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 채 많은 이들에게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데뷔 앨범엔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랭크된 'All out of love'외에도 'Lost in love(3위)'와 'Every woman in the world(5위)'가 있으며 차트 성적에서도 나타나듯 이들의 음악은 자국뿐만이 아닌 미국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All out of love'의 경우 국내의 라디오 전파를 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 곡의 경우 현재까지 수많은 후배 팝 가수들의 리메이크를 거치면서 여전히 사랑받고 또 기억되는 것이다.
줄리안 테일러 (Julienne Taylor)
존 바로우먼 (John Barrowman)
그러던 중 Westlife역시도 이 곡을 리메이크 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러려니 하고 지내던 즈음, 그들의 곡을 우연히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들은 그들의 곡은 다른 리메이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
물론 웨스트라이프 내엔 고음을 훌륭히 소화하는 마크(Mark Feehily)가 있지만 아무래도 러셀 히치콕의 음성이 주는 깨끗하고 섬세한 느낌에는 조금 부족할 것이라는 나의 예상도 잠시, 맙소사! 러셀 히치콕의 파트에서 터져나온 음성은 마크 필리의 음성이 아닌 호주출신 여가수 델타 구드렘(Delta Goodrem)의 음성이었다.
델타 구드렘(Delta Good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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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등장이 반가운 이는 과연 나 뿐일까? 곡의 간주 후 등장하여
I want you to come back and carry me home..으로 시작하는
그녀의 음성은 약간은 소름마져 돋는 감동이었다.
물론, 웨스트라이프 이전에 언급한 이들의 네임벨류로는 웨스트라이프와 델타 구드렘의 조합엔 다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네임벨류나 가창력 같은것은 아니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어떤 곡들은 누군가에겐 소중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다. 그런 곡이 리메이크 된다는 것은 그 곡을 추억으로 지닌 이들에게는 당연히 반가운 소식임이 분명하지만 상당수의 리메이크 곡 들은 원곡의 인기에 힘입어 반짝하는 인기를 얻을 뿐 원곡에 추억을 지닌 이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리메이크라는 것 자체가 원곡의 인기를 어느 정도 노리고 있는 것이며, 그로인해 많은 가수들에게 일종의 보험 역활을 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대부분의 리메이크 곡들이 원곡에 미치지 못하고 금새 잊혀지는 것도 안타까운 사실인 것이다.
이렇게 이들은 자신들 특유의 화음이나 가창력을 돋보이려 하기보다는 원곡의 분위기와 감정을 극대화 하는 방법을 택함으로 원곡이 주었던 감동을 그네들의 방식으로 소화해낸 것이다.
밤하늘의 별만큼 무수히 많은 세상의 곡들 중 누구에게나 특별한 것은 있기 마련이다.
언젠가의 밤하늘과 누군가의 별자리가 늘 특별하듯 말이다.
어떤 음악은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쌀쌀한 바람이나, 어둑한 밤길의 마주한 불빛, 대수롭지 않은 누군가의 한마디에 불쑥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오는 기억처럼 떠올라 한동안 맴돌곤 하는데, 웨스트라이프의 'All out of love'로 인해 떠오른 것들은 늦은 가을의 나에게 소중한 추억의 일부를 다시 떠올리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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