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October. 20

일기 2012. 10. 21. 02:50

 

전화기 너머 너의 목소리는 반갑기도 하고 아니 반갑기도 하다.

생각났고 보고싶다며 가볍게 말하는 너와

다음에 보자고 가볍게 대답하는 나는

언젠가 똑같은 말을 주고받았었다.

 

너는 어쩌면 계절처럼 지나는 많은 것들에 내가 생각났었고

나는 어쩌면 네게서 계절처럼 지나간 많은 것들이 생각났나보다.

 

오랜만이라며 시작한 것들은 담배 한대만큼의 시간도 채우지 못하지만

잘 지내니 다행이고

딱 그만큼이라 다행이리라.

 

지나간 날들은 그런 법이다.

흰바람 지나 옷깃 한번 여미면 그뿐인듯 하여도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마른 잎 아프게 떨어트려 깊이 패인 생처에도

어느새 낄낄거리며 웃고있는

 

지나간 날들은 그런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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