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 13

일기 2011. 1. 13.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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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인지
가끔 얘기하는 도중에도 뭔가를 종종 잊곤 한다.

그런데,
정작 잊고자 하는 것들은...

.

내가 아주 어릴 적 잠깐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다.
예솔이라는 이름의..

그 강아지의 사진을 항상 책상 위에 두곤 했는데
어느 날 퇴근하고 보니 어머니가 몰래 버리셨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20년이 훨씬 지난 강아지의 사진을 두고 보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마도 어머니는 아들의 그런 모습이 싫으셨나보다.


...


술 때문인지
가끔 얘기하는 도중에도 뭔가를 종종 잊곤 한다.

그런데,
정작 잊고자 하는 것들은 전혀 잊혀지지 않는다.


어느새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나는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의 이름과
그보다 더 어릴 적 키우던 병아리의 이름과
그보다 더 어릴 적 친구였던 장난감의 이름들을 아직도 기억한다.
 

나는 더 이상
강아지를 키우지도
병아리를 키우지도
장난감에 이름을 붙이지도 않는다.


다만,

이제는 내 곁에 없는



그네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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