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28

일기 2012. 9. 28. 02:29

 

들어 앉았다 나가면 그뿐이었다 하여도
네가 있던 자리엔 가끔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은 계절과도 같아서
어떤 때는 싱그런 풀내음이 나고
어떤 때는 뜨거운 햇살 속 쇳냄새가 났었다.
쌀쌀해지던 새벽술잔너머 네게서 불어오던 바람은 비릿하고 따뜻했지만
어느 몹시 시린 날 내게서 불던 바람은

너를 더욱 시리게 할퀴고

내게 서럽게 돌아섰다.

 

문득 그 바람들이 머물던 시간이 떠오르고
그 시간 속 너의 바람이 생각나

지나가는 시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잠시 손을 내밀어 본다.

 

들어 앉았다 나가면 그뿐이었다 하여도

네가 있던 자리엔
네가 잊은 자리엔
가끔 서러운 바람이 분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Friday November. 23  (0) 2012.11.23
Friday November. 09  (0) 2012.11.09
Monday October. 29  (0) 2012.10.29
Saturday October. 20  (0) 2012.10.21
Saturday September. 15  (0) 2012.09.15
Sunday September. 02  (0) 2012.09.02
Tuesday August. 28  (0) 2012.08.28
Wednesday August. 01  (0) 2012.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