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11

일기 2010. 5. 11. 07:47

내가 깨어났을 때 눈앞에 보인 것은 어둠 속에서 소름끼치게 웃고 있는 노파의 얼굴이었다. 노파는 나를 보며 침을 흘리듯 말을 건냈다.
"자 이제 3번째 소원은 뭐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었다. 난 첫번째 소원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3번째 소원이라니? 그리고 무엇보다 난 여기가 어디고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내가 누군지조차 알수가 없었다.

" 당신은 누구죠?"

노파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노파는 자신은 나의 3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사람으로, 나는 이미 좀 전에 2가지 소원을 말했다고 설명해 주었다.

나는 물었다.

"그런데 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거죠?"

노파는 대답했다.

"당신의 2번째 소원이 모든 기억을 잃게 해달라는 거였거든."

나는 생각을 했다. 이제 소원은 하나가 남았다. 대체 뭘 빌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내가 누구인지 너무나 궁금하고 답답했다.

노파는 물었다.

"자 3번째 소원은?"

난 대답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노파는 재미있어 견딜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말했다.

"재미있군. 그건 당신의 첫번째 소원이었어."


- Planescape Torment




*
그것이 어떤 느낌의 글이든
생각하게 만드는 반전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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