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 23

일기 2010. 12. 24. 03:19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믿었던 것들 중 그렇지 않다는 것들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아프다. 홀로 멍하니 앉아있을 때나 길을 걷다 무심코 돌아보게 될 때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 문득 느껴질 때면 시큰하고 아련하다. 지금보다 조금 더 철없던 시절, 조심스레 건넸던 말들과, 마음속 다짐했던 약속들, 울고 웃고 함께했던 추억들이 바스라지고 흩어져 버렸을 때 시간은 그 위를 마른 낙엽으로 덮어버리고 어느새 포근한 눈마저 쌓아놓는다. 설레임이었던 것들이 편안함이 되고 편안함이었던 것들이 아쉬움이 되고 아쉬움이 그리움이 되는 순간, 나는 한 무리의 감정이 지나간 그곳에 미안하다는 말을 쓰려다 또 망설인다. 시간이란 이렇게 부스러진 감정의 조각들을 쓰다듬고 그 위를 말끔하게 덮어놓아 또 하루를 모른 채 살게 해 주는 것이지만, 나는 가끔 그 시간과 시간들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Tuesday February . 04  (0) 2011.02.04
Thursday January . 13  (0) 2011.01.13
Saturday January . 08  (0) 2011.01.08
Wednesday December . 29  (2) 2010.12.30
Friday November . 26  (2) 2010.11.27
Tuesday November . 23  (2) 2010.11.23
Wednesday November . 10  (2) 2010.11.10
Friday September . 17  (2) 2010.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