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 09

일기 2010. 9. 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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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볶다가 다 태워먹었다.
까맣게 탄 걸 버리려 모으고 있는데 그녀의 나지막한 혼잣말이 들렸다.
아까워.
나는 잠시 망설이다 팬에 눌은 것들을 긁어내기 시작했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니 왠지 그녀는 보이질 않았다.
까맣게 눌은 것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슬픈 느낌마저 들어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까운걸까.
눌은 것들을 떼어내려 했지만 까맣게 붙은 것들은 쉽사리 떨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그렇게 한참을 달그락거리던 나는 어느새 하던 것을 멈추고 그녀가 서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왜 김치를 볶냐고 어머니가 물었다.
“그러게요, 이상한 꿈이라도 꿨나봐요..”

들기름 냄새가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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